
딥시크란 무엇인가: 기술적 배경과 차별점
딥시크는 중국에서 개발된 대화형 AI 모델로,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거대 언어 모델(LLM)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 질문이나 명령에 대해 실시간으로 문맥을 파악하고, 자연어로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을 핵심으로 삼는다. 저비용으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중국 현지에서는 기업용과 개인용 시장 모두에서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딥시크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정부가 AI 산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기조와 맞물려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되며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데이터셋과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합쳐지면서, 딥시크는 챗봇·번역·검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짧은 시간 안에 역량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일부 언어 쌍(중국어–영어 등)에 대한 번역 정확도가 기존 상용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용자 의도를 분석하는 능력도 꾸준히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시에, 딥시크가 수집하는 데이터 범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본문에 언급된 대로 “키보드 입력 패턴” 등 민감할 수 있는 생체 정보 수준의 습관 데이터까지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기술 발전과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공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개인별 타이핑 속도나 오타 빈도, 키 입력 간격 등을 기반으로 특정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행동 생체인증(Behavioral Biometrics)’의 일종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보안 침해 가능성 역시 커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국가안전법’을 통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 상당한 접근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딥시크가 중국 서버에 사용자 정보를 저장한다는 사실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외신에서는 “딥시크가 중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법적·정치적 기반이 충분하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특히 정치적 이슈(예: 대만, 인권 등)에 대한 질의에 제한적 답변이 제공되거나, 답변 자체가 차단되는 현상이 보고되어, AI 모델의 활용 범위를 넘어서 정보 검열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데이터 보안 우려: 중국 서버 저장과 정부 관여 가능성
딥시크 개인정보보호정책에서 “중화인민공화국에 있는 안전한 서버에 저장한다”는 문구는 한편으로는 자국 내 보안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히려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커진 핵심 이유는 바로 중국 정부의 ‘국가안전법’과 ‘정보보호법’ 등 법·제도적 환경 때문이다. 해당 법률들은 국가 안보 및 공공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 대한 강력한 접근 권한을 정부에 부여한다. 이는 사용자 정보가 정부 당국의 정책 방향이나 검열 목적에 따라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외신 CNN은 “중국 공산당은 어떤 정보를 보여줄지 말지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 통제력 유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출처: https://www.cnn.com). 실제로 딥시크를 통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했을 때, 답변이 무력화되거나 특정 방향으로 유도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대구일보 취재진이 딥시크에 ‘양안문제’와 ‘표현의 자유’ 등에 관한 질문을 했을 때, 일부 답변이 바로 삭제되고 다른 주제로 전환을 제안했다는 점이 그 대표적 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을 아예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서버 저장 이슈는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인정보 국제 이전 규정과 직결된다. 가령,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서는 역외로 데이터를 이전할 때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출처: https://gdpr.eu). 미국도 주(州) 단위로 차이가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CCPA) 등 엄격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따라서 중국 내부 서버에 사용자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이들 국가의 규정과 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한편, 딥시크 측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이나 유럽 현지에 데이터 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규제 절차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 속에, 미 해군은 최근 딥시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미 CNBC에 따르면, “모델의 출처 및 사용과 관련된 보안·윤리적 우려가 있다”는 이유가 공식 발표되었다(출처: https://www.cnbc.com). 국방 및 안보와 직결되는 영역에서, 외국 정부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처럼 국가 기관이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서기 시작하면, 딥시크의 해외 시장 확장은 더욱 큰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딥시크와 사용자 데이터: 실제 수집 범위와 파급 영향
딥시크는 공식 문서에서 사용자 정보를 폭넓게 수집·분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계정 정보, 대화 내용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키보드 입력 패턴, 사용 장비 정보, IP 주소, 위치 정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술적으로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모델 학습 개선, 보안 이상 징후 감지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악의적인 목적 혹은 정치적 의도로 사용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더불어 기업 기밀 유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키보드 입력 패턴, 타이핑 리듬 등의 정보는 지문이나 홍채처럼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생체 수준의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반적인 사이트 쿠키나 단순 로그 수집 범위를 넘어선다는 의미다. 이러한 정보는 단순 패턴 분석을 넘어, 범죄 수사나 정보 요원 식별, 반체제 인사 추적 등 다양한 악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내부 구성원들이 딥시크를 업무에 활용한다면, 회사가 의도치 않게 기밀 정보를 유출하거나, 개인정보 관련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아래 표는 딥시크와 유사한 대화형 AI 서비스들이 어떤 유형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그리고 해당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정리한 것이다.
서비스 | 수집 데이터 범위 | 활용 목적 (표면상) | 우려 사항 |
---|---|---|---|
딥시크(중국발) | 대화 내용, 계정 정보, 장비 정보, 키보드 입력 패턴 등 | 서비스 고도화, 맞춤형 응답, 보안 모니터링 등 | 정부 검열, 개인식별, 기밀 유출 위험 |
챗GPT(미국발) | 대화 내용, 사용자 계정 정보, 위치 정보(선택적) | 모델 개선, 개인정보 최소화 노력(최근 정책 반영) | 데이터 저장 위치 불명확, 해킹 위험 |
국내 AI(A사 등) | 대화 내용, 계정 정보, 접근 로그 등 | 고객 맞춤 서비스, AI 학습 성능 개선 | 서버 보안 취약 시 내부 정보 유출, 규제 준수 필요 |
기타 해외(B사) | IP·위치 정보, 브라우징 히스토리, 장치 정보(옵션) | 광고 타겟팅, UX 최적화 | 국가별 규제 상이, 데이터 이전 충돌 |
위 표를 보면, 대부분의 대화형 AI 서비스가 적어도 ‘대화 내용과 계정 정보’는 기본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딥시크는 키보드 입력 패턴처럼 행동 생체정보 영역까지 수집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는 기술적으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지역에서는 충돌 여지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글로벌 규제와 기업·개인 사용자 대응 전략
중국산 AI 솔루션에 대한 데이터 보안 우려는 단순히 미 해군이나 특정 기관의 사용 금지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한국 역시 개인정보 및 국가안보 관련 이슈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AI 서비스에 대해 엄격한 규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유럽연합(EU)은 인공지능 법안(AI Act)을 추진 중으로, AI 서비스 제공사가 민감 데이터 활용에 대해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내부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딥시크가 이 규제를 준수하지 못한다면, 유럽 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 주권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중요 이슈로 다루고 있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는 이미 글로벌 AI 서비스의 국내 데이터 처리 방식을 점검하고 있으며, 외국계 AI 서비스가 불투명한 방식으로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해외로 이전한다면, 조사에 착수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출처: https://www.pipc.go.kr). 이런 점을 볼 때, 딥시크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면, 적어도 사용자 동의 절차와 데이터 국외 이전에 대한 투명한 공시가 필수적이다.
기업은 먼저 자사의 보안 규정과 법적 책임을 면밀히 살핀 후, 필요하다면 딥시크 등 외부 AI 모델 사용을 제한하거나 별도의 검증 단계를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업무 특성상 고객 개인정보나 영업 비밀을 대화형 AI에 입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데이터 암호화나 국지화 처리(localization) 등 추가 대책을 적용해야 한다. 개인 사용자 역시 민감한 정보를 AI 서비스에 입력하기 전에, 해당 서비스가 어떤 범위의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저장소 위치는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전망과 IT 업계의 과제
딥시크는 기술적 측면에서 저비용·고성능 대화형 AI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이미 중국 현지 시장에서는 상당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새로운 장벽을 마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기업이라는 인식, 그리고 자국 서버에 대한 정부 접근 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된 환경 등은 서방 국가 및 한국의 사용자들에게 불안 요인이 된다.
앞으로 딥시크가 글로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해외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거나, 국제 인증·감사 기관을 통해 보안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틱톡(TikTok) 사태에서 보듯, 서방 각국이 특정 서비스의 원산지나 데이터 저장 위치를 이유로 사용 금지나 규제를 가하는 사례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따라서 “안전한 서버에 저장한다”는 추상적 표현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빙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성과와 함께,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 신뢰를 확고히 하는 것은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필수 과제”라고 강조한다. 특히 딥시크와 같은 중국발 AI 모델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원한다면, 각국의 데이터 보호 규정 준수와 사용자 신뢰 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사용자와 기업은 편의성만을 이유로 민감한 정보를 무분별하게 입력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