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AI 보안 솔루션 도입, 사이버 위협 대응의 새로운 해법
기업과 기관이 AI 보안 솔루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의 ‘사후 대처’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선제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점점 복잡해지고 교묘해지는 해킹·악성코드 공격 환경에서, 많은 보안 담당자들은 “더 이상 사람만으로는 모든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방대한 로그 분석, 악성코드 변종 식별, 침입 흔적 추적 등은 이미 인력만으로 처리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AI 기반 보안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유용합니다.
첫째, 예측과 실시간 대응입니다. 과거 데이터와 현재 상황을 동시에 분석해 이상행동이나 의심스러운 패턴을 빠르게 포착하고, 이에 맞춰 자율적으로 대응 전략을 제시하거나 아예 차단 명령을 실행합니다. 이는 시그니처 기반의 전통적 방식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공격에 즉시 대응하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합니다.
둘째, 인력 효율화입니다. AI가 반복적인 모니터링, 패치 우선순위 선정, 침해 사고 조사 등의 업무를 상당 부분 자동화해주므로, 보안팀은 더 높은 수준의 전략·정책 수립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예컨대 악성코드 샘플을 일일이 수동 분석하던 과정을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최종 검증과 고도화 작업만 책임지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사이버 침해사고가 2023년 기준 연 1,227건으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와 같은 급증세 속에서, AI 보안은 늘어나는 위협에 대응할 유력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AI 보안관제 전문인력 양성, 사이버짐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공공·민간이 함께 AI 보안 생태계를 조성하게 되면, 기존 보안 체계를 넘어서는 강력한 대응 체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주요 AI 보안 솔루션과 경쟁 현황
최근 여러 글로벌 및 국내 보안 기업들이 AI를 접목한 솔루션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각각의 특징과 강점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상행동 탐지, 자동화된 위협 대응, 고급 데이터 분석 등을 지원한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2-1.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포 시큐리티’
2023년 11월 기준,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보안 솔루션 분야에서도 강력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MS가 내놓은 **‘코파일럿 포 시큐리티(Copilot for Security)’**는 GPT-4 모델과 MS 자체 보안 특화 AI가 결합된 형태로, 보안 담당자가 간단한 질의(프롬프트)만 입력하면 사고 요약과 취약점 분석 결과를 즉각 도출해냅니다. 즉, 방대한 보안 로그나 알림을 사람이 하나씩 확인하는 대신 AI가 핵심 내용을 요약해주어, 보안 인력이 대응할 대상을 선별하기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2-2. 안랩(AhnLab)의 ‘XDR’ 플랫폼
국내 대표 보안 기업 중 하나인 안랩은 인공지능팀을 두고 AI·머신러닝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입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SaaS형 보안 플랫폼인 ‘안랩 XDR’**입니다. 여기서 XDR은 ‘Extended Detection & Response’의 약자로, 기업 내 다양한 자산(PC, 서버,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에 대한 위험요소를 통합 관리하고 자동 대응하는 확장형 개념입니다. ‘안랩 XDR’은 AI로부터 악성코드, 이상행위 등을 탐지·학습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실전형 시나리오를 생성합니다. 이를 통해 24시간 빈틈없는 방어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2-3. 샌즈랩의 온프레미스 sLLM ‘샌디(SANDY)’
**샌즈랩(Sandslab)**은 2023년 2월 기업 내부 인프라에서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형 sLLM인 **‘샌디(SANDY)’**를 출시해 주목받았습니다. 이 솔루션은 보고서 요약, 보안 조치 자동화 등 다방면에 적용 가능하며, 사내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샌즈랩은 이 솔루션을 기반으로 LG유플러스, 포티투마루와 업무 협약을 맺고 LLM 기술 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4. 그 외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
파수, 한싹, 시큐레터 등 국내 여러 업체들도 AI 기술을 적용한 보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서관리 보안, 이메일 보안, 망 분리 환경 등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기존 솔루션의 탐지율·처리 속도를 높이거나, 위험 예측 능력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각각의 기업이 전문화된 AI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XDR 플랫폼 형태로 자사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AI 보안이 바꿀 패러다임: 예방과 자동화, 그리고 인력 구조 변화
현재 AI 보안은 대체로 ‘탐지와 대응’ 차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 잠재력은 훨씬 더 큽니다. 미래에는 사전적 예방과 지능형 자동화, 인력 구조 변화라는 세 가지 주요 축을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됩니다.
3-1. 사전적 예방과 이상행동 탐지
AI가 기존 보안 시스템보다 뛰어난 점은 대규모 데이터에서 이상징후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 패턴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 데이터의 통계를 단순히 ‘적용’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변종 악성코드나 새로운 형태의 해킹 시도가 발생하면, 모델이 즉시 이를 분석해 위협 예측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어제까지 없던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역량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AI가 네트워크 트래픽과 사용자 동작까지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평소와 다른 행동(PC 접속 시간, 특정 파일 호출 등)을 감지해 의심 이벤트로 분류합니다. ‘오탐(false positiv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알고리즘 개선이 필요하지만, 향후에는 점점 정밀도가 높아져 ‘알람 피로(Alert Fatigue)’를 크게 줄이고 실질적 위험에만 집중하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3-2. 자동화율 상승과 보안 인력 효율화
AI 보안 솔루션이 고도화될수록, 보안팀이 일상적으로 하던 작업(로그 분석, 침입 경로 추적, 간단한 패치 등)을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인력 규모를 줄이거나, 혹은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자산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보안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AI 솔루션을 활용해 대기업 수준에 근접한 보안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AI가 보안 인력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과장되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자동화된 시스템이 제시하는 결과를 해석하고, 정책을 수립하며, 예측 불가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역할은 결국 사람이 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AI 보안 솔루션 전문가, 보안 알고리즘 연구개발자, 빅데이터 분석가 등 새로운 일자리와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3-3. 사이버 보안 교육과 새로운 위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학적 해킹, 내부자 유출, 비정상적인 접근 권한 남용 등의 문제는 지속됩니다. 오히려 AI가 일상화되면, 해커가 AI를 악용해 더 정교한 피싱·악성 스크립트를 제작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따라서 조직원들에게 AI 보안 솔루션 사용법과, 새롭게 등장하는 공격 기법에 대한 이해를 함께 교육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4. 시장 전망과 과제: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AI 보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 중이며,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 사이버 보안 예산 중 상당 부분이 AI 관련 프로젝트에 쓰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4년 예산안 중에도 AI 보안관제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AI 보안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사이버 위협이 단순 방화벽이나 백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는 2020~2023년 국내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건수와 향후 AI 보안 솔루션 도입률 추이 예측을 종합적으로 보여줍니다(출처: KISA 통계, 업계 보고서).
구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추정) | 2025년 AI 보안 솔루션 도입률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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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침해사고(건) | 630 | 640 | 1142 | 1227 | – |
기업 중 AI 보안 활용(%) | – | – | – | – | 약 45% |
- 사이버 침해사고: 2020년 630건에서 2023년 1,227건 수준으로 증가, 약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 AI 보안 솔루션 도입률: 2025년에는 국내 기업의 약 45%가 적어도 한 종류 이상의 AI 기반 보안 솔루션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 데이터 프라이버시: AI 모델이 방대한 로그와 사용자 정보를 학습할 때, 개인정보 보호나 기업 기밀 유출 우려가 커집니다.
- 해킹 기법의 진화: 공격자 역시 AI를 이용해 새로운 유형의 공격을 창출할 수 있어, 방어가 늘 공격을 선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 윤리와 책임 소재: 자동화된 보안 솔루션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를 어떻게 규정하고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윤리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마무리
AI 보안은 여전히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와 관심이 매우 높은 분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안랩, 샌즈랩 등 다양한 보안 기업들이 AI 솔루션을 잇따라 출시하는 것은, 기업과 기관이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사이버 보안을 원하는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향후 AI 보안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 기존처럼 ‘사후 처리’ 중심이 아닌 사전 예측·실시간 대응 체계가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AI로 인해 공격자 역시 정교해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인적 자원(보안 전문가)과 AI 솔루션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 차원의 인력 양성 지원,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투자, 개인 사용자들의 보안 의식 제고가 삼위일체가 될 때, 우리는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서 한층 자유로운 사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